밝은 눈으로 전하는 이야기
밝은 눈으로 전하는 이야기
안녕하세요. 저희는 우크라이나에서 온 한국인 가족입니다.
올해 2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일어날 거라며 대사관에서 철수를 권했고, 주말에 그 연락을 받자마자 바로 우크라이나를 떠나 제3국을 거쳐 한국에 오게 되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고, 이웃들 또한 전쟁에 대해 가볍게 얘기하며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 해서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옷가지 몇 개만 챙겨서 한국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입국한 지 나흘 후 전쟁은 시작됐고, 지금까지 끝나지 않은 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저희 가족은 3년반 전에 마지막으로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그때 둘째아이가 안과를 처음 가게 됐고, 사시진단을 받은 아이는 앞으로 경과를 지켜보자는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우크라이나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이번 귀국으로 다시 안과를 방문했더니 의사 선생님께서 이전보다 사시가 더 진행되었고 수술이 필요할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만 10세가 넘은 아이는 사시수술에 있어서 보험적용이 안되기 때문에 수술비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는 말도 듣게 되었습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꼭 해야 할 수술이었지만 저희 사정으로는 수술비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아무것도 챙겨 나오지 못했고, 한국에서도 부모님 댁에 함께 거주하며 도움을 받는 중이었기 때문에 정말로 금전적인 문제는 큰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저희 사정을 아시는 담당선생님께서 삼성 무지개 의료비 지원사업을 알려주셨고 정말 감사하게도 저희 아이가 지원을 받아 수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곧 아이가 수술한지 3주가 다 되어갑니다.
처음에 빨갛게 충혈되고 수술 흔적이 남아 퉁퉁 부어 있던 아이의 눈은 붓기도 다 빠지고 실밥도 조금씩 정리되며 이전보다 더 멋진 눈동자를 갖게 되었습니다.
수술 직후엔 마취로 인해 며칠 동안 힘들어하며 울고, 눈이 안 떠진다며 고통스러워했던 아이는 이젠 자기 눈을 보며 더이상 눈동자가 밖으로 빠지지 않는다며 좋아합니다. 학교 같은 반 친구들도 저희 아이에게 이젠 똑바로 보는 것 같다며 수술을 잘했다고 응원해줬다고 합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도움 덕분에 저희 아이가 더 멋지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희 아이는 커서 소방관이 되고 싶다고 합니다.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도와주고 치료해주고 싶다고 합니다. 삼성에서 받은 이 따뜻함을 잘 간직하여 아이가 커서 사회에 돌려줄 수 있게 저도 잘 양육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